파산선고후 면책기간, 내 인생에서 가장 무거웠던 시간 이야기

다시는 없을 줄 알았던 무너짐의 시작

저는 제가 파산이라는 단어와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뉴스에서나 보거나, 어쩌다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로 들을 줄 알았지, 제 인생에 그런 일이 찾아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는 기대가 컸습니다. 나름대로 준비도 했고, 성실하게 운영해왔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수입은 끊기고,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고, 대출 이자도 밀리기 시작하더군요.

처음 몇 달은 어떻게든 버텨보려 노력했습니다.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도 하고, 친구에게 손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떻게든 회복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냉정했습니다. 결국 저는 법적으로 ‘파산’을 신청하게 되었고, 그다음엔 자연스럽게 ‘면책’을 기다리는 입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 그 과정을 한 번 솔직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파산을 선택하기까지, 수치심과 두려움의 연속

처음엔 정말 창피했습니다. ‘내가 이 지경까지 왔구나’라는 자괴감이 밀려왔고, 가족들 얼굴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누구한테 하소연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밤마다 괜히 혼자 죄책감에 빠져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법률구조공단에 상담 예약을 했습니다. 사실 예약을 누르는 그 순간까지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담당자분이 “지금 상황에서 법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이자만 계속 늘어나실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이상하게 그 말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는 도망치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숨고 싶었던 것 같거든요.

파산신청 후 받은 파산선고

서류 준비는 정말 많았습니다. 개인의 모든 재산, 채무, 지출 내역을 적어야 했고, 소득 증빙 자료까지 하나하나 챙겨야 했습니다.

처음엔 그 과정이 굉장히 불쾌하기도 했습니다. ‘왜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해보니 채권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겠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재산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수입도 일정하지 않아서 파산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고, 서류 접수 후 두 달 반쯤 지나서 ‘파산선고’가 떨어졌습니다.

그 순간 기뻤다기보다는 허무했습니다. ‘이제 진짜 끝났구나’ 하는 마음과 동시에, 앞으로의 인생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면책까지의 시간, 기다림이라는 고통

대부분의 분들이 파산선고가 떨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진짜 중요한 건 그 이후였습니다.

바로 ‘면책’ 과정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파산선고 이후에도 법원이 이 사람이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지를 일정 기간 동안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채무를 탕감해주는 절차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기간이 바로 ‘면책기간’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약 10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보통은 6개월에서 1년 사이인데,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하더군요.

그 시간은 정말 외롭고 불안했습니다. 혹시라도 법원이 ‘성실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면책이 기각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하고 있었고, 매달 소득과 지출 내역을 정리해서 제출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일상 속 불편함도 정말 많았습니다

면책기간 동안에는 일상적인 부분에서도 제약이 많았습니다. 휴대폰 명의가 막혀 있어서 아내 이름으로 새로 개통을 해야 했고, 통장도 자유롭게 만들 수 없었습니다.

특히 카드가 아예 발급이 안 되는 점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요즘은 온라인 결제할 때 카드 없으면 제한되는 서비스도 많잖아요.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시간이 제가 그동안 얼마나 소비에 무감각했는지를 돌아보게 해준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면책 결정이 떨어지던 날, 울컥했습니다

정확히 10개월째 되던 날, ‘면책이 확정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울컥했습니다. 그동안 가슴 한켠에 늘 남아있던 죄책감,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었고, ‘이제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물론 면책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었습니다. 신용등급은 바닥이었고, 앞으로도 몇 년간은 금융활동에 제약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인생이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정말 소중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면책 이후에도 저는 여전히 검소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카드를 쓰지 않고, 현금만으로 계획적인 소비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수입이 조금 생기면 저축부터 하고, 꼭 필요한 지출 외에는 최대한 줄이고 있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단순하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매일같이 쫓기듯 살아가던 날들에서 벗어나니까, 일상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같은 길을 걷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

파산이나 면책이라는 단어는 정말 무겁고, 듣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면책기간은 단지 채무 탕감까지의 시간이 아니라, 내 삶을 돌아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독자분께 드리는 팁

파산선고 후 면책기간은 단순한 기다림이 아닌, 다시 살아갈 준비를 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절대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진심으로 다시 시작해보세요.

한 줄 요약

파산은 끝이 아닌 다시 살아가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면책까지의 시간, 꼭 버텨보세요. 그 끝엔 분명 새 출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