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돌려막기로 버티던 그 시절 이야기
이 얘기를 꺼내는 게 솔직히 좀 부끄럽긴 해요. 근데 저처럼 카드 돌려막기 하면서 버티고 있는 분들, 한 명이라도 이 글 보고 “아, 나도 이거 끊어야겠다” 하고 마음먹게 된다면 그걸로 된 거 같아요.
나는 40대 중반, 가족도 있고 고정수입도 있지만 생활비가 항상 빠듯했어요. 한 달 카드값 갚고 나면 잔고는 거의 바닥. 급한 돈 생기면 다른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아서 채우고, 또 다음 달엔 그 카드값 때문에 돌려막고… 그게 반복이었죠.
그러다 진짜 제대로 한 번 터졌어요. 총 카드값이 1,200만 원이 넘었는데, 그중 500만 원 정도가 리볼빙으로 쌓이고 있었던 거예요. ‘당월 최소금액’만 갚고 나머지는 이월되는 구조, 그게 바로 리볼빙인데, 이게 진짜 무서운 게 뭐냐면… 한 달 갚아봤자 원금은 그대로고 이자만 붙는다는 거예요.
리볼빙, 처음엔 진짜 편했는데 결국 덫이 되더라
리볼빙이라는 게 처음엔 매달 부담이 줄어든 것 같아서 솔직히 “오, 이거 괜찮네” 싶었어요. 예를 들어 100만 원 결제했는데, 최소 20만 원만 갚으면 나머지는 다음 달로 넘겨지니까 당장은 숨통이 트이거든요.
근데 그 80만 원에 연이자 16% 넘게 붙어요. 그걸 모르고 몇 달 돌리다 보니까, 원금은 줄지를 않고 이자만 내고 있는 구조가 돼버렸어요.
진짜 정신이 번쩍 들었던 건, 어느 날 카드사에서 전화가 온 거예요. “고객님, 연체 위험 구간에 진입하셨습니다.” 이 한 마디가 머리를 띵하게 만들더라고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싶었죠.
돌려막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했던 첫 번째 행동
그때부터 나 혼자서라도 카드 빚 탈출 플랜을 짜보기 시작했어요. 방법은 어렵지 않았어요. 단순하지만 진짜 효과 있었던 것들, 지금부터 얘기해볼게요.
1. 리볼빙 완전 해지
가장 먼저 했던 건, 모든 카드의 리볼빙 기능을 해지하는 거였어요. 신한, 삼성, 현대, 롯데 카드까지 총 4장 있었는데, 전부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리볼빙 신청된 거 해지해달라고 요청했어요.
리볼빙이 해지되면 최소금만 갚는 구조가 아니라, 전액결제로 자동 변경돼요. 처음엔 좀 부담되지만 이게 진짜 갚기 시작하는 첫 단추예요. 카드사에 전화하면 상담원도 흔히 듣는 요청이라 금방 처리해줬어요.
2. 고정수입 리스트 작성
월급이 언제 들어오고, 고정지출이 어디에 얼마씩 나가는지 A4용지에 쫙 적었어요. 식비, 통신비, 아이 학원비, 보험료 등등.
그걸 다 쓰고 보니까, “내가 매달 어디에 돈을 이렇게 많이 쓰고 있었구나” 자각이 되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변동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어요. 커피, 배달, 쇼핑 줄이고, 현금쓰는 것보다 체크카드로 기록 남기면서 쓰는 습관을 들였어요.
3. 카드 사용 중단 + 한 장만 남기기
4개 카드를 다 없애진 못했어요. 생활비 카드 한 장은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정지했어요. 심지어 한 장은 카드사에 “해지 요청”해서 완전 잘랐어요.
한 장만 쓰게 되니까 소비 통제가 훨씬 쉬웠고, 결제일도 하나로 맞춰져서 돈 관리가 훨씬 편했어요.
카드 빚 갚기 전략, 나만의 방식
✔️ 눈덩이 방식으로 갚기
많이 알려진 ‘눈덩이 방식’으로 갚았어요. 이자가 가장 높은 카드부터 집중해서 갚는 게 핵심이에요. 저는 현금서비스 남아 있던 카드부터 먼저 정리했어요. 30만 원이라도 우선 갚으면 이자가 줄어드니까, 심리적으로도 안정됐어요.
✔️ 비상금 통장 만들기
매달 10만 원씩 CMA 계좌에 넣어두면서 ‘절대 건드리지 않을 비상금’으로 만들었어요. 갑자기 병원비나 경조사비 생기면 또 카드 꺼내게 되니까, 그런 유혹을 원천 차단하는 거였죠.
이 비상금이 있는 것만으로도 소비에 여유가 생겼어요. “어차피 카드로 돌리면 되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래도 나는 비상금이 있으니까 카드 안 써도 돼” 하는 자존감이 생겼다고 할까.
✔️ 소액 알바 시작
투잡까지는 무리지만, 주말에 택배 상하차, 쿠팡플렉스, 글쓰기 알바 같은 걸 잠깐씩 해봤어요. 월 20만 원만 추가 수입 생겨도 큰 도움이 됐어요.
그 돈은 오롯이 카드값 갚는 데 썼고요. ‘소득 증가 → 빚 감소’가 눈에 보이니까 의욕도 생기고 뿌듯했어요.
6개월 후, 드디어 리볼빙 청산 완료
정확히 6개월 걸렸어요. 그동안 매달 80만~100만 원씩 갚아가면서, 결국 리볼빙 잔액 500만 원을 다 털어냈어요.
이제는 카드 한도 안에서도 잘 쓰고 있고, 신용점수도 다시 올라가는 중이에요. 처음엔 정말 앞이 깜깜했는데, 지금은 제 카드 명세서 볼 때마다 “그래, 이만큼 버텼다” 싶은 게 있어요.
카드 빚 갚고 나서 달라진 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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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할 때 ‘지금 필요한가?’ 먼저 묻는 습관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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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한 장으로 생활비 통합하니까 관리가 훨씬 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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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40점 이상 회복 (910점까지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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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줄고, 내가 통제하는 느낌 생김
가장 큰 변화는 ‘심리적 여유’였어요. 예전엔 한 달이 시작되면 카드값 걱정부터 했는데, 이제는 “이번 달 예산 이만큼, 남은 건 저축” 이런 마인드로 바뀌었어요.
마무리하며 전하고 싶은 한 마디
카드 돌려막기, 리볼빙… 시작은 쉬워요. 근데 끝은 진짜 지옥이에요. 늦기 전에 끊어내야 해요.
저처럼 무작정 버티기만 하지 말고, 상황을 정확히 직시하고, 작은 금액부터라도 하나하나 갚아보세요. 그게 진짜 자유로 가는 시작이에요.
한 줄 요약
리볼빙은 진짜 마법 아니고 덫이다. 카드 빚, 지금 바로 작게라도 갚기 시작하자. 그게 가장 빠른 해결책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