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나의 첫 미국 주식 도전기
딱 서른아홉이었어요. 갱년기니 뭐니 말이 많을 나이에, 나는 조금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죠. 바로 “이제는 원화만 믿지 말고 달러로도 자산을 좀 분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거요.
한국 주식만 가지고 있다 보니까 환율 올라갈 때마다 괜히 불안하고, 미국 주식은 수익률이 다르다는 말도 많이 들려와서요. 문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더라고요. 일단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 대충 들어는 봤는데, 막상 사려니까 ‘지금 사도 되는 건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유튜브 영상에서 ‘버핏지수’란 말을 처음 들었어요. 버핏이 말한 그 워렌 버핏 맞고, 버핏지수로 시장이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 알 수 있다는데… 이게 뭔 소리인가 싶었죠.
버핏지수가 뭐냐고요? 나도 그렇게 물어봤어요
처음엔 ‘버핏지수’라는 이름만 듣고 그냥 유명한 지표인가보다 했는데, 하나씩 찾아보니까 나름 논리 있는 개념이더라고요.
버핏지수란, 간단히 말하면 이거예요.
한 나라 전체의 주식시장 총 시가총액 ÷ 그 나라의 GDP
이걸 백분율로 계산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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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미만이면 시장이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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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20% 정도면 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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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이상이면 고평가라고 보는 거예요.
워렌 버핏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거품인지 판단할 때 이걸 참고한다”고 했다고 해서 ‘버핏지수’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이걸 들으면서 ‘와, 단순한데 꽤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도 직접 지금 미국 시장 버핏지수를 확인해보기로 했어요.
문제는 이걸 어디서 확인하냐는 거였죠
버핏지수 좋다는데, 막상 확인하려고 하니까 너무 막막했어요. 어디서 나오는 수치인지, 어떻게 계산하는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유튜브에선 간단히 설명하던데 막상 구글에 검색하니까 여러 숫자가 떠서 혼란스럽고, 심지어 나라마다 계산 기준도 조금씩 다르다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어요. 그러다 찾은 게 바로 ‘currentmarketvaluation.com‘이라는 사이트였어요.
여기 가면 미국의 버핏지수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어요.
GDP는 미국의 명목 GDP, 시가총액은 윌셔 5000 지수 기준으로 계산하더라고요.
그때 당시(2023년 말 기준) 미국 버핏지수는 무려 **170%**였어요.
보고 나서 진짜 깜짝 놀랐어요.
“지금 내가 미국 주식 시작해도 되는 시기 맞아…?” 이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직접 버핏지수 참고해서 투자 타이밍 조절해봤어요
그래도 미국 주식은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버핏지수를 보고 난 뒤로는 전략을 살짝 바꿨어요.
**’지금은 단기 진입보다 분할매수로 접근하자’**는 식으로요.
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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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ETF를 한 번에 왕창 사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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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50달러씩 나눠서 사는 식으로 바꿨죠.
그렇게 하면 고점에 몰빵하는 걸 피할 수 있고, 시장이 조정 와도 덜 불안하니까요. 실제로 그 뒤로 시장이 잠깐 출렁였을 때도 마음이 훨씬 편했어요.
‘버핏지수 높았잖아. 조정 올 줄 알았지’ 이런 마음으로 버텼달까.
이게 바로 내가 버핏지수를 활용해서 투자 결정을 바꾼 첫 경험이었어요.
버핏지수만 보면 안 된다는 것도 느꼈어요
근데 투자하면서 또 한 가지 배운 게 있어요.
버핏지수 하나만 믿고 투자 시점을 결정하는 건 좀 위험하다는 거요.
왜냐하면 요즘은 금리, 기술주 비중, 유동성 이런 것들 때문에
GDP 대비 시가총액이 높아지는 게 구조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버핏지수 150%네? 무조건 고평가야”라고만 보기엔
시장 흐름을 너무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게 될 수도 있어요.
저는 그걸 몰라서 초반에 너무 겁먹고 아예 투자를 미뤘던 적도 있었거든요.
근데 그새 시장은 계속 올라가고 있더라고요…
“아, 이래서 너무 지표 하나만 믿으면 놓치는 게 많구나” 싶었죠.
그래서 지금은 버핏지수는 참고 지표로만 보고,
금리, 물가, 고용, 경기 사이클까지 전체적으로 같이 보는 습관을 들였어요.
미국 주식, 지금도 계속 공부하며 천천히 쌓는 중이에요
지금은 미국 주식 한 지 1년 반 정도 됐어요.
테슬라, 구글, 애플도 있고, ETF도 조금씩 담아가고 있어요.
초반엔 환율 걱정도 컸는데, 요즘은 달러자산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든든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왜 이걸 사는지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지는 거
그 기준 중 하나가 버핏지수였고, 지금도 체크는 계속 하고 있어요.
거품 낀 장이 오면 조금 속도를 줄이고,
지수가 조정 받으면 다시 분할매수 들어가는 식으로 말이에요.
내가 처음 이걸 알았을 때랑 지금은 해석하는 눈도 조금은 달라졌고요.
정리하며, 진짜 중요한 건 내 기준을 만드는 것
버핏지수란 걸 처음 접했을 때는 “와, 이거 대박 지표다!” 하고 감탄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절대적인 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죠.
모든 투자는 결국 내가 직접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느냐가 핵심이더라고요.
버핏지수는 그 기준 중 하나로 참 괜찮은 도구예요.
시장 전체의 과열 정도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니까요.
근데 그걸 믿고 무조건 행동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투자 루틴과 같이 사용해야 진짜 힘을 발휘하는 도구가 되더라고요.
독자분들께 드리는 팁
버핏지수는 시장의 온도를 재는 체온계 같은 존재예요. 수치는 참고하되, 환자 상태는 전체적으로 봐야 진단이 정확해요.
한 줄 요약
버핏지수는 투자 타이밍을 판단하는 좋은 나침반이지만, 절대 지도는 아니에요. 기준은 ‘나 자신’이 만들어야 해요.